실존적 공허와 불안의 미학 - 『말테의 수기』와 도시 속 고독의 심리학
20세기 초, 체코의 작가 카렐 차페크는 '로봇'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하며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미래를 예견했습니다. 그는 로봇 시대를 넘어 우리에게 "무엇이 당신을 인간으로 만드는가?"라는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혁명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긴 사건은 인공지능의 능력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고, 우리는 이제 AI가 인간의 지적 능력을 초월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시대에 인문학은 단순한 교양이 아닌,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정교한 판단을 요구하는 일이 인간만의 영역이라 여겨졌지만, 알파고의 등장은 그러한 경계를 허물었습니다. AI는 단순한 계산 능력을 넘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적절히 반응하며, 창의적인 결과물까지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인문학이나 사회과학을 전공한 사람을 '인문쟁이(Fuzzy)', 컴퓨터과학이나 공학을 전공한 사람을 '기술쟁이(Techie)'라고 부릅니다. 과학기술은 '하드 스킬', 인문학은 '소프트 스킬'로 구분되며, 실리콘밸리는 이 두 부류가 함께할 때 가장 혁신적인 결과물이 나온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스콧 하틀리는 『인문학 이펙트』에서 인공지능 시대에 인문쟁이의 역할이 얼마나 결정적인지를 강조합니다. 기술의 진입장벽은 낮아지고, 특정 기술은 빠르게 대체되거나 무용지물이 되지만, 인문학은 인간과 사회의 본질에 대한 통찰력을 통해 시대를 관통합니다.
구글 검색 엔진 개발에 기여한 산토시 자야람은 말합니다. "공학은 1년도 안 되어 가르칠 수 있다. 그러나 신제품을 흥미로운 아이디어로 전환하고, 사용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은 인문학적 감각을 지닌 사람만이 해낼 수 있다."
인문쟁이는 인문학적 소양과 예술적 감각을 모두 갖춘 사람입니다. 글로벌 기업이 가장 주목하는 인재 역시 이러한 인문쟁이입니다. 인문학적 소양은 기술을 인간의 필요에 맞게 재해석하고, 제품과 서비스에 감성을 불어넣는 창의성과 통합적 사고력을 길러줍니다.
미래의 기술은 점점 더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게 됩니다. 높은 수준의 코딩이 필요하던 시대는 지나가고, 누구나 간단히 프로그래밍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욕구를 읽고, 그것을 기술에 반영하는 능력은 쉽게 자동화되지 않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인문쟁이의 역할이 빛을 발합니다.
실리콘밸리에서 '페이팔 마피아'로 불리는 집단의 중심에는 철학을 전공한 피터 틸이 있습니다. 그는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며 마이클 브레트먼 교수의 강의를 통해 깊은 사유의 세계에 빠졌고, 철학자 르네 지라르의 '모방 이론'을 투자 철학에 접목했습니다. 그는 경쟁보다는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잡스는 리드 칼리지에서 서예 수업을 들으며 인문학적 감각을 키웠고, 이는 애플 제품의 미학적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는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인문학과 결합된 기술이야말로 우리의 마음을 노래하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링크드인의 창업자 리드 호프먼은 인지과학과 철학을 전공했습니다. 그는 인간의 행동과 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통찰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의 비즈니스 네트워킹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비즈니스 성공에는 인간을 이해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다"라는 그의 철학은 플랫폼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넷플릭스의 공동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는 수학 전공자지만 평화봉사단에서의 경험을 통해 다양한 문화와 인간 욕구에 대한 깊은 이해를 쌓았습니다. 그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이야기를 이해하는 것이 콘텐츠 산업의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클라우스 슈밥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간성이 '로봇화'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그는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지능을 제안합니다:
1. 상황 맥락 지능: 맥락에 따라 유연하게 사고하고 적용하는 능력
2. 정서 지능: 감정을 이해하고 타인과 조화롭게 소통하는 능력
3. 영감 지능: 목적, 신뢰, 덕목을 통해 의미를 찾는 능력
4. 신체 지능: 건강한 신체를 기반으로 구조적 변화를 실현하는 능력
AI 시대에는 인간 중심의 따뜻한 기술, 이른바 '디지로그(Digital + Analog)'가 더욱 중요해집니다. 기술은 차가울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따뜻함은 오직 사람만이 채워줄 수 있습니다.
최근 SNS를 통해 비윤리적 기업의 실태가 빠르게 퍼지고, 소비자들은 불매운동으로 반응합니다. 반면 윤리적 기업은 새로운 신뢰를 얻으며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자켓을 사지 마세요(Don’t Buy This Jacket)"라는 파격적 광고를 통해 파타고니아는 소비자에게 불필요한 소비를 자제하라고 권합니다. 창업자 이본 쉬나드는 환경 문제를 비즈니스의 중심으로 삼았고, 매출의 1%를 환경 단체에 기부하며 윤리적 소비를 이끌었습니다.
자포스의 전 CEO 토니 셰이는 "비즈니스의 목적은 이윤이 아니라 행복"이라고 말했습니다. 고객이 피자 배달 번호를 물어도 기꺼이 응대하는 자포스의 문화는 감동을 낳았고, 결국 아마존에 12억 달러에 인수되는 성공으로 이어졌습니다.
영화 『HER』의 주인공 테오도르는 편지를 대신 써주는 작가로 일하며, 기술 시대에 인간의 감성을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영화는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감정, 관계, 공감은 대체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이 메시지를 곱씹어야 합니다. 기술의 발전이 인간 본성을 흔드는 이 시점에서, 우리가 끝까지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요? 결국, 기술은 도구일 뿐입니다. 인간을 이해하고 인간다움을 실현하는 힘은 오직 사람에게서 나옵니다.
인공지능 시대에는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는 깊이 있는 사고와 통찰력이 요구됩니다. 인문학은 비판적 사고, 창의적 문제 해결력, 효과적인 의사소통, 인간에 대한 본질적 이해를 길러줍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인문학 전공자를 적극 채용하는 이유는 이들이 기술과 인간을 연결하고, 복잡한 문제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며, 혁신적인 해법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피터 틸, 스티브 잡스, 리드 호프먼, 리드 헤이스팅스처럼 인문학적 소양을 지닌 인재들은 기술이 아닌 가치 중심의 미래를 설계했습니다. 그들은 인간의 이야기를 기술에 담고, 삶을 변화시키는 경험으로 전환했습니다.
앞으로의 시대는 단순한 기술자가 아닌, 질문을 던지고, 감동을 만들며,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인문쟁이’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기술은 빠르게 배우고 쉽게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능력은 결코 인공지능이 흉내 낼 수 없습니다.
- 기술은 진화하지만, 인간다움은 축적된다.
- 빠른 것보다 중요한 것은 깊은 것이다.
- 인문학은 인간을 위한 기술의 본질을 묻는 질문입니다.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것이 우리의 마음을 노래하게 하려면 인문학과 결합되어야 한다.” - 스티브 잡스
📖 제목: 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
✍🏻 지은이: 한지우
📚 출판사: 미디어숲
📌 [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의 내용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읽기를 권해드립니다.
댓글
댓글 쓰기